안녕하세요. 은은한 여행입니다. 


삐삐!

PC 통신 천리안!

디지털카메라 폰!


이 단어들을 아세요?

이 단어들을 아신다면! 

당신은 적어도 90년 이전 사람입니다. ^^


1990년. 


집집마다 전화가 마루에 한대씩 있어서, 

전화 통화가 하고 싶은 밤에는 

밖에 공중전화로 달려가 달달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설레는 감정을 훔쳤는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우리 주변에는 스마트폰이라는 것들이

널리 퍼져 있네요. 
요즘에는 스마트폰의 감성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1990년대의 추억 속으로 들어갈만한 

전통 멜로 한 편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유열의 음악앨범'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처럼 

우연히 기적처럼 만난 두 사람

때론 우연처럼 엇갈린 운영을 마주하지만,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듯 

둘만의 주파수를 맞춰 나가는 과정을 

로맨스 있게 만든 한 편의 멜로 영화입니다. 

엇갈린 운명을 빠른 전개가 아닌 

느리면서도 천천히 엇갈린 운명을 맞춰나가는 부분이 

이 영화의 묘한 매력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유열의 음악앨범' 명대사(리뷰) 한번 만나보세요.)



'오늘 기적이 일어났어요.'


1994년 10월 1일 아침 9시 

가수 유열이 FM 라디오 89.1Mhz '음악앨범' DJ를 

오전 9시에 처음 진행하는 날

미수(김고은)와 현우(정해인)은 우연찮게 만나게 되죠. 


돌아가신 어머니 빵집에서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의 설레는 감정을 느끼지만, 

의도치 않은 일에 휘말린 현우의 운명으로 인해 

서로의 연락이 끊기게 되죠. 


'현우야, 그때 나는 네가 돌아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

'그때 빵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어. 아주 많이.'


다시 기적처럼 마주친 두 사람이지만, 

우연과 필연을 반복하게 되죠. 



<불광동 CGV로 왔어요. ^^>




뭐랄까. 전통 멜로 이미지?


오랜만에 전통 멜로 이야기 한 편을 접해 보았습니다. 

이 영화 한편을 보고 나니, 

예전 즐겨 보던 영화가 생각이 나네요. 

대략 한.. 10번 정도 본 영화가 있어요. 

(어렸을 때는 시간이 많이 남았거든요. ^^)


'건축학개론'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건축학개론'을 보고 나면 항상 마음 한편에 

여운이 남곤 했었는데, 

오늘 마주한 영화 한 편에서 같은 여운이 남네요. 

사랑에 빠지기 전 풋풋함을 한번 느껴보실래요?


승민: 근데.. 음대가 건축학개론은 왜 들어요?

서연: 왜? 들으면 안 돼?

승민:..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서연: 어! 근데 나 음댄지 어떻게 알았어?

승민: (아차)재욱이 형한테 들었어요. 

서연: 아~ 재욱 오빠. 

서연: 근데 왜 말 안 놔? 동갑인데. 

승민: ...먼저 노세요.  

서연: 나 아까부터 놨잖아. 말 논 거 안 보여?

승민: ...!

서연: 너도 말 놔. 

승민: ...네. 알았어요. 

서연: 그러니깐... 노라니깐...

승민: 알았다고요. 노면 되잖아요!


20대의 감성은 참으로 풋풋해요. ^^



아날로그 멜로가 그리운 나이. 


1990년대 아이템들이 소품처럼 쏟아져 나오는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마다 

아날로그 감성이 쏟아져 나오네요. 


미수제과점 안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보고 있자면

한 장면이 생각이 나는데, 

비 오는 날 의자에 앉아 내리는 비를 바라보다 

얼굴이 마주친 두 사람이 서로 웃는 한 장면은 

'그냥 예쁘다.'라는 생각만 드네요. 


그 모습을 바라보는 한 명의 관객으로써 

흐뭇해지면서 레트로 감성에 젖어드네요. 

참으로 예뻐요. 


'넌 어떻게 그렇게 웃어?'



핑클의 '영원한 사랑'


'이젠~ 내 사랑이 되어줘!'

'내 모든 걸 너에게 기대고 싶어!'

'언제나~ 나를 지켜줄 너라고! 변치 않는 영원한 사랑을!'

'약속해줘!'


영화 중간에 라디오 DJ 유열을 통해서 

이소라의 '데이트'와 핑클의 '영원한 사랑'이 흘러나올 거예요. 

진정한 레트로 감성!

시대를 상징하는 음악들이 

제 고막을 간지럽히면서 

제 입술을 양옆으로 쓰다듬어주더라고요. 

'씽긋~!'


영화가 끝나면서 잠깐 동안 생각을 해 봤어요. 

왜! 이 시대였을까?

1994년을 기점으로 2005년까지 11년간의 이야기를 

영화 한 편으로 만들었는데, 

이 시대에는 서로 간의 마음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없었던 때였기 때문 아니었을까요?


이래서 아날로그 멜로가 더 매력이 있는 게 아닐까요?


'오늘 아침만 해도 별 거 없었는데, 

굉장한 날이 된 것 같아.'



정상의 삶을 갈망하는 현우!

그런 상처와 고통을 어루만져 주고 싶은 미수!


'또 우연히 만나네.. 우린..'


기적처럼 만난 인연인데, 

운명처럼 엇갈리는 인연이 되네요. 

그러면서도 그 인연의 끈을 놓지 않으렵니다. 

'인연이 아닌가 봐'라며 살아갈 법도 한데, 

뜻하지 않은 곳에서 의도치 않게 만나는 

장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인연이란 게 별거 아니구나.'

'이런 게 운명이고, 인연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곤 한답니다. 


'기적 참 별거 아니야. 그치?'


뻔한데.. 

영화를 보면 뻔한 스토리인데.. 

예쁘고. 

슬프고. 

달콤하다... 


'우연'이라는 요소가 큰 한몫을 한 영화이지만, 

이 '우연'이라는 녀석이 반복되어서 

더욱더 아쉬운 부분이 있는 거 같아요. 


'날아라 병아리'

'기억의 습작'

'오래전 그날'

잊을 수 없는 추억들! 안녕!


그럼 오늘 하루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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